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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클릭을 자동화하지 않아도 자동화는 완성됩니다

모든 클릭을 자동화하지 않아도 자동화는 완성됩니다 대표 이미지

오늘 외주업체 여섯 곳에 전자계약서를 보냈습니다. 모두싸인에 계약서를 올리고 서명자를 지정한 뒤, 첨부서류와 접근 암호를 설정하는 일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이 과정을 전부 AI에게 맡기려고 했습니다. 업체 정보를 찾는 일부터 도장 위치를 잡고 체크박스를 선택한 뒤 최종 전송 버튼을 누르는 일까지, 사람이 손을 떼야 자동화라고 생각했습니다.

직접 해보니 완전 자동화가 항상 가장 효율적인 것은 아니었습니다. 정보는 AI가 준비하고, 반복 입력은 가능한 방식으로 줄이고, 잘못 처리했을 때 책임이 큰 마지막 단계는 사람이 확인하는 편이 나았습니다. 자동화의 목표는 사람을 업무에서 완전히 빼는 것이 아니라, 사람과 도구가 각자 비용이 낮고 잘할 수 있는 일을 나누는 데 있었습니다.

화면을 클릭하는 일은 생각보다 비쌌습니다

AI가 화면을 보고 클릭하려면 먼저 현재 화면을 읽어야 합니다. 스크린샷에서 좌표를 찾고 클릭한 뒤, 결과가 맞는지 다시 확인해야 합니다. 도장 위치가 조금만 어긋나거나 체크박스 상태가 불분명하면 이 과정을 반복합니다.

업체 하나를 처리할 때도 서명자 지정, 첨부파일 요청, 도장 위치 설정, 확인 화면 이동이 이어졌습니다. 여섯 업체에 같은 작업을 적용하자 화면을 읽고 확인하는 횟수도 함께 늘었습니다. 사람이 직접 하면 몇 초면 끝나는 클릭조차 AI에는 화면 인식과 재확인이 필요한 작업이었습니다.

이 방식은 기술적으로 가능했지만, 모든 클릭을 AI에게 맡길 만큼 시간과 호출 비용을 줄여주지는 못했습니다. 특히 도장 위치처럼 문서마다 좌표가 달라지는 작업은 한 번 만든 절차를 그대로 반복하기도 어려웠습니다.

실제 병목은 클릭보다 정보 준비였습니다

시간을 더 많이 잡아먹던 일은 업체 정보를 찾아서 옮기는 과정이었습니다. 엑셀에서 업체명을 찾고, 사업자등록번호와 담당자 이메일을 확인한 뒤, 모두싸인 입력창에 하나씩 붙여넣어야 했습니다.

업체마다 정식 상호와 이메일, 첨부파일 요청 문구 네 개, 남길 말, 접근 암호와 힌트까지 채웠습니다. 한 업체에 열 번 가까운 복사와 붙여넣기가 필요했습니다. 여섯 업체를 처리하면 같은 정보 탐색과 입력이 계속 반복됐습니다.

정보는 한 번 찾았다고 끝나지도 않았습니다. 해당 업체 담당자 이메일은 기존에 보관한 주소를 입력했다가, 정확한 주소를 다시 받아 고쳤습니다. 자동 입력보다 먼저 필요한 것은 신뢰할 수 있는 정보와 수정 절차였습니다.

자동화 대상을 작업이 아니라 비용으로 나눴습니다

화면 클릭과 정보 입력은 모두 반복 작업이지만 비용이 생기는 방식은 달랐습니다.

작업 비용이 커지는 이유 맡길 주체
업체 정보 확인 여러 파일과 행을 오가며 값을 찾아야 함 AI와 기준 정보 파일
요청 문구·암호 생성 업체 유형에 따라 같은 규칙을 반복 적용함 규칙 기반 자동 처리
화면 입력 같은 값을 여러 칸에 옮겨야 함 붙여넣기·브라우저 보조
도장 위치 지정 문서마다 위치가 달라 화면을 다시 읽어야 함 사람 중심, 필요할 때만 자동 보조
최종 전송 오류가 나면 계약 상대방에게 바로 전달됨 사람 확인·승인

업체별 정식 상호, 사업자등록번호, 담당자 이메일은 하나의 기준 파일에 모았습니다. 접근 암호는 정해진 규칙을 AI에게 지시해 만들고, 첨부파일 요청 문구는 법인과 개인사업자에 따라 필수·선택 서류를 구분하도록 규칙을 정했습니다.

이렇게 준비하면 AI는 여기저기서 정보를 다시 찾지 않아도 됩니다. 기준 파일을 읽어 업체별 입력 묶음을 만들고, 사람이나 브라우저 도구가 그 값을 화면에 옮기면 됩니다. 정보가 바뀌었을 때도 화면마다 고치는 대신 기준 파일을 먼저 수정할 수 있습니다.

하이브리드 자동화는 중간에 사람을 남겨두는 설계입니다

이번 업무를 거치며 자동화 흐름을 세 단계로 나눴습니다.

  1. AI가 기준 파일에서 업체 정보를 읽고 요청 문구와 암호를 준비합니다.
  2. 반복 입력은 붙여넣기나 브라우저 보조 기능으로 줄입니다.
  3. 사람은 도장 위치, 이메일 주소, 첨부 요청 사항을 확인한 뒤 전송을 승인합니다.

여기서 사람의 확인은 자동화가 덜 된 흔적이 아닙니다. 잘못됐을 때 되돌리기 어렵고 책임이 큰 지점에 사람을 배치한 것입니다. 반대로 기준이 분명하고 되풀이되는 정보 준비에 사람이 계속 매달리는 것은 비용이 맞지 않았습니다.

완전 자동화는 매력적인 목표입니다. 하지만 화면을 몇 번 클릭했는지가 자동화의 완성도를 결정하지는 않습니다. 이번 계약 업무에서는 AI가 정보를 준비하고 규칙을 적용하며, 사람이 마지막 판단을 맡는 방식이 더 빠르고 안전했습니다. 제가 필요했던 것은 사람 없는 자동화가 아니라, 사람이 꼭 필요한 곳에만 남아 있는 자동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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