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RGE함께 기록하고, 함께 벼리는 AI 대장간

LISA는 반복 업무에서 시작됐습니다

고객 갱신 업무의 반복을 줄이려 만든 스크립트 하나가 LISA의 시작이었습니다.

LISA는 처음부터 AI 제품으로 시작한 것이 아닙니다.

고객 갱신일을 확인하고, Excel에서 고객을 찾고, 제품을 확인하고, 견적을 만들고, 메일을 보내고, 다시 기록을 남기는 업무를 보면서 시작했습니다.

하나씩 보면 어려운 일은 아니었습니다.

문제는 이미 확인한 내용을 다음 파일과 다음 화면에 다시 적는 일이 너무 많다는 것이었습니다. 고객을 찾고, 만료일을 확인하고, 견적에 옮기고, 메일에 다시 옮기고, 발송 기록에 한 번 더 남기는 흐름이었습니다.

2025년 7월, ChatGPT와 Python 파일 하나를 열었습니다. 처음 만든 것은 고객과 제품, 만료일을 조회하는 작은 스크립트였습니다. 화면도 없었고 제 컴퓨터에서만 돌았습니다.

처음부터 업무 전체를 자동화하려고 하지는 않았습니다. 어떤 정보를 먼저 보여줘야 실제 업무가 빨라지는지, 검색 결과가 다음 판단에 도움이 되는지부터 확인했습니다. 작은 기능을 만들고, 써보고, 다시 고치는 일을 반복했습니다.

그러다 화면이 필요해졌고, Tkinter로 앱을 만들었습니다. Renewal 조회와 견적 생성, 고객 정보를 하나씩 붙였습니다. 기능이 늘수록 일이 줄어드는 느낌이었습니다.

하지만 자동화가 돌아간다고 운영이 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Google Sheets의 중복 헤더 하나로 데이터 읽기가 흔들렸습니다. 견적 템플릿의 셀 위치가 바뀌면 결과물이 틀어졌습니다. Outlook 메일도 제목과 본문을 만들었다고 끝나지 않았습니다. 첨부파일이 맞는지, 실제로 보냈는지, 누가 보냈는지를 각각 확인해야 했습니다.

가장 곤란했던 것은 실패가 아니라 ‘누가 어디까지 했는지 모르는 상태’였습니다.

그래서 기능을 더 만들기 전에 Send Log와 사용자 기록을 남기기 시작했습니다. 누가 언제 무엇을 보냈는지 남아야 다음 사람이 이어서 처리할 수 있었습니다.

또 앱은 사람마다 설치 환경이 달랐습니다. 한 사람에게만 잘 되는 도구는 팀의 도구가 되기 어렵다는 것도 알게 됐습니다.

그래서 LISA를 웹으로 옮겼습니다. 웹이 더 멋져 보여서가 아니라, 여러 사람이 같은 화면을 보고 같은 흐름으로 일하게 하려는 선택이었습니다.

LISA를 만들며 남은 기준은 지금도 같습니다.

자동화는 사람을 빼는 일이 아니라, 사람이 이미 한 판단을 계속 복사하지 않게 하는 일입니다.

저는 이것을 ‘컨트롤C, 컨트롤V가 없는 세상’이라고 부릅니다.

다음 글에서는 자동화를 만들며 n8n에 모든 것을 넣으려다 멈춘 이야기와, 왜 작업 기록을 Obsidian에 쌓기 시작했는지 적어보겠습니다.

처음 LISA를 만들 때 제가 개발자였기 때문에 시작한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매일 같은 업무를 처리하는 사람이었기 때문에, 어디에서 시간이 사라지는지 더 잘 보였습니다.

업무를 하는 사람은 보통 ‘이 단계가 비효율적이다’라고 느끼지만, 그것을 기능으로 바꾸는 방법은 바로 떠오르지 않습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완성도를 생각하지 않고, 한 번에 하나씩만 확인했습니다. 검색이 되면 다음으로 넘어가고, 결과가 실제 업무 화면과 맞으면 그다음 기능을 붙였습니다.

이 방식은 느려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나중에 기능이 늘어났을 때도 처음의 업무 흐름을 놓치지 않게 해줬습니다. 자동화가 현장과 멀어지면 결국 사용하지 않게 되기 때문입니다.

LISA는 아직도 계속 바뀌고 있습니다. 다만 처음에 봤던 반복 업무의 장면이 기준으로 남아 있어서, 무엇을 만들지보다 무엇을 덜 반복하게 할지를 먼저 정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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